이탈리아의 무라노(Murano)와 부라노(Burano) 섬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었다. 알록달록한 꿈의 섬, 무라노·부라노에서 시간을 걷다 물감이 엎질러진 듯한 골목. 바다 위에 핀 꽃처럼 찬란한 집들. 베네치아에서 배를 타고 40여 분, 무라노와 부라노는 이탈리아 여행자들에게 꿈처럼 다가오는 두 개의 보석 같은 섬이다. 먼저 찾은 곳은 무라노. 이곳은 수백 년 동안 유리 공예로 명성을 쌓아온 장인들의 섬이다. 유리 박물관(Museo del Vetro)을 지나며 마주친 건 수많은 유리 공방과 상점들. 섬 곳곳에서는 여전히 유리 장인이 불꽃 앞에서 작품을 만들어낸다. 나는 조그마한 유리 돌고래 하나를 샀다. 파란 유리 안에 갇힌 미세한 기포들이 마치 작은 우주 같아서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