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억은 언제나 불현듯 찾아온다. 어제, 바람이 꽤 매서웠다. 나는 패딩 주머니 깊숙이 손을 찔러 넣었다. 손끝에 무언가 단단한 것이 느껴졌다. 핫팩이었다. 언제 들어갔는지 기억도 없는 작은 물건.나는 손에 쥐고 천천히 눌렀다. 온기가 스며들었다. 처음엔 손바닥부터 시작해서, 이내 손끝, 손목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따뜻했다. 아니, 따뜻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그 온기는 단순히 몸만 데워준 게 아니었다. 뭔가 오래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종류의 따뜻함이었다.나는 잠시 멈춰 섰다. 눈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속엔 희미한 얼굴 하나가 떠올랐다. 첫사랑이었다. 이 작은 핫팩은 아무렇지도 않게 잊고 지냈던 그때의 온기를 내게 돌려주고 있었다. 따스한 손, 떨리던 목소리, 차가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