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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 끈을 묶은 순간부터 시작된 나의 새로운 일상

David IT 2025. 8. 27. 10:58
러닝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일주일에 세 번, 30분씩 뛰기.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전부였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의 나는 몰랐다. 러닝이 몸무게 숫자 이상의 것들을 바꿔놓을 거라는걸.

몸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따라왔다.

첫 한 달은 정말 힘들었다. 10분만 뛰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다음날 근육통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꾸준히 나갔다. 체중계 숫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몸무게 감량보다 다른 곳에서 시작됐다. 뛰고 난 후 느끼는 상쾌함, 거울을 볼 때마다 조금씩 단단해지는 몸의 라인,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매일매일 쌓여갔다.

3개월쯤 지났을 때 주변에서 “달라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살은 5kg 정도 빠졌지만, 그보다는 전체적인 인상이 건강해 보인다는 말이 많았다. 자신감도 생겼다. 옷을 고를 때도 예전처럼 몸매를 가리는 것보다는 핏이 예쁜 걸 선택하게 됐다.

스트레스와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다

러닝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건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그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컸다.

특히 힘든 하루를 보낸 저녁이면 러닝이 나의 해답이 됐다. 복잡한 생각들로 머리가 아플 때, 발걸음을 맞춰 뛰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이 정리됐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내 호흡과 발걸음에만 집중하게 된다.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꼬여서 스트레스받던 날, 집에 와서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갔다. 40분 뛰고 돌아왔을 때는 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러닝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해주는 시간이 된 것이다.

작은 목표가 큰 변화를 만들어내다

러닝을 시작하면서 목표 설정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번 달에 10kg 빼기” 같은 큰 목표를 세우고는 며칠 못 가서 포기했다. 하지만 러닝은 달랐다.

“오늘은 어제보다 5분만 더 뛰어보자”, “이번 주는 일주일에 세 번은 나가자” 같은 작은 목표들을 세웠다. 그리고 그 작은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해나갔다. 놀라운 건, 이런 방식이 러닝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루고 미루던 독서도 “하루 10페이지씩”이라는 목표로 시작했더니 어느새 한 달에 두 권씩 읽게 됐다. 정리 안 하던 집안일도 “매일 서랍 하나씩”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니까 할 만했다. 러닝이 가르쳐준 건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었다.

아침이 이렇게 소중한 시간이었나

러닝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아침 시간이었다. 원래 아침잠이 많아서 출근 시간에 맞춰 겨우겨우 일어나던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게 됐다.

새벽 러닝의 매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아직 도시가 깨어나기 전의 고요함, 맑은 공기,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뛰는 그 시간들. 하루를 나만의 시간으로 시작한다는 느낌이 정말 좋다.

러닝을 마치고 샤워한 후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는 루틴이 생겼다. 예전에는 항상 쫓기듯 하루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하루를 선택한다는 느낌이다. 출근할 때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다.

소소한 순간들이 주는 큰 행복

러닝을 하면서 일상의 작은 것들에 더 민감해졌다. 계절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나무들의 모습, 아침 공원에서 만나는 다른 러너들과의 짧은 인사, 비 온 후 더욱 맑아진 공기의 냄새. 이런 것들이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소중한 순간들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뛰고 난 후 집에 돌아와 마시는 물 한 잔의 시원함,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감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해준다. 거창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하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거나 몸이 피곤한 날에도 나가서 뛰고 돌아왔을 때의 성취감은 정말 특별하다. 그런 날일수록 “내가 이런 의지력이 있었나?” 싶으면서 스스로를 대견해한다.

생활 전반의 리듬이 바뀌다

러닝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생활 패턴 전체가 건강해졌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밤늦게 스마트폰 보는 습관도 줄어들었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고 음식도 신경 쓰게 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이전에는 주말이면 늦잠 자고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주말에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 생활 리듬이 일정해지니까 컨디션도 훨씬 좋아졌다.

달라진 나를 마주하다

러닝을 시작할때, 처음 목표였던 다이어트는 어느새 부차적인 것이 됐다. 물론 몸무게도 많이 줄었고, 체력도 좋아졌지만, 그보다는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할 때 “나는 원래 의지력이 약해서”, “작심삼일이라서”라며 미리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러닝을 꾸준히 해온 경험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지금도 러닝화 끈을 묶으면서 생각한다.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하루가 시작된다고. 그리고 그 작은 약속들이 모여서 더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다고.

러닝이 준 진짜 선물

러닝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체중 감량도, 체력 증진도 아니다. 바로 ‘나는 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었다. 매일매일의 작은 변화가 쌓여서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해준 것이다.

이제는 러닝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없다. 단순히 운동 루틴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도 이 작은 습관을 계속 이어가면서, 한 걸음씩 더 나은 내가 되어가고 싶다.


변화는 한순간에 오지 않는다.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새로운 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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