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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과 마라톤, 왜 인생의 축소판일까?

David IT 2025. 8. 13. 09:39

42.195km vs 800km, 그런데 왜 둘 다 ‘인생’이라고 할까?

순례길과 마라톤



시작은 설렘, 중간은 고통, 끝은 깨달음


마라톤 42.195km를 완주해본 사람과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걸어본 사람이 하는 말이 놀랍도록 비슷하다.

인생 같았다”는 것이다.

거리는 20배나 차이 나는데, 왜 둘 다 인생에 비유되는 걸까?



1. 출발선에서의 착각: “나는 준비됐어!”


마라톤의 시작

총성이 울리고 수천 명이 일제히 달리기 시작한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몸은 가볍다.

“오늘은 개인 최고 기록을 깨겠어!”

하지만 15km 지점부터 다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순례길의 시작

새로운 배낭을 메고 생장피에드포르에 선다. 800km라는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걷기만 하면 되잖아. 어려울 게 뭐 있어?” 하지만 첫째 날 20km도 채 못 가서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20대에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인다. 꿈은 크고 에너지는 넘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두껍다.



2. 중반부의 시련: “포기하고 싶어”


마라톤의 30km 벽

“The Wall”이라고 불리는 30km 지점. 글리코겐은 고갈되고, 다리는 납덩어리가 된다. 매 발걸음이 고문이다.

“왜 내가 이런 고생을 자청했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순례길의 메세타 고원

스페인 중부의 끝없는 평야. 500km를 넘게 걸었지만 풍경은 변하지 않고, 발은 아프고, 배낭은 무겁다. 어제와 오늘이, 오늘과 내일이 똑같아 보인다.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가장 많이 포기한다.


인생의 30-40대가 그렇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고, 똑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의미를 잃어간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실존적 회의가 밀려온다.



깨달음의 순간: “아, 이것이 진짜구나”


마라톤의 마지막 2.195km

35km를 넘기면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고통은 여전하지만 마음이 평온해진다. 기록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완주하는 것, 그 자체가 승리다. 결승선이 보이면 눈물이 난다.

산티아고 대성당 앞

700km가 넘는 길을 걸어 마침내 산티아고에 도착한다. 대성당의 종탑이 보이는 순간, 지난 한 달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힘들었던 순간들이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변한다.

인생도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된다. 중요한 건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였다는 것을. 실패와 좌절도 모두 나를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것을.




왜 우리는 이런 고난을 자청할까?


1. 진짜 ‘나’와 마주하기 위해

마라톤의 30km 지점에서, 순례길의 메세타 고원에서, 우리는 포장되지 않은 날것의 자신과 마주한다. 변명할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오직 나와 나의 한계만이 존재한다.

2. 내면의 힘을 발견하기 위해

“더 이상 못 가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디선가 힘이 솟아난다. 우리 안에 우리도 모르는 저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큰 자신감이 된다.

3. 단순함의 가치를 알기 위해

마라톤 중에는 오직 ‘다음 발걸음’만 생각한다. 순례길에서는 ‘오늘 어디서 잘까’만 고민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런 단순함은 명상과 같다.



진정한 완주의 의미


마라톤을 완주했다고 해서 갑자기 육체가 강해지는 건 아니다. 순례길을 걸었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진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

42.195km를 달릴 수 있는 사람은 800km도 걸을 수 있고, 800km를 걸을 수 있는 사람은 인생의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다.



여정이 곧 목적지


마라톤과 산티아고 순례길이 인생과 닮은 이유는 단순하다.

시작할 때의 두려움과 설렘, 중간의 시련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마지막의 성취감과 깨달음.

이 모든 과정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똑같기 때문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42.195km를 향해 달리고, 누군가는 800km를 향해 걷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

중요한 건 빠른 기록이 아니라 끝까지 가는 것이다.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시작하는 용기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에서 만나는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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