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길 위에서 다시 찾은 나 왜 길을 떠났는가? 어느 날 문득,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일상이 버겁고, 삶이 정체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떠났다. 산티아고 순례길로.길 위의 낯선 자유비행기에서 내려 첫발을 내디딜 때만 해도, 이 여정이 내게 어떤 의미를 남길지 몰랐다. 그저 걷기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 낯설고도 묘하게 자유로웠다. 배낭은 무겁고, 발은 아팠지만, 길 위에서는 누구도 나를 닦달하지 않았다.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름도 나이도 국적도 다른 이들이 한 방향을 향해 걷고 있었다. 누군가는 사랑을 잃었고,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찾고 있었다. 하루를 함께 걷고, 음식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나는 깨달았다.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이유로 이 ..